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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누구나 치유될 수 있다, 웰컴 삼바 자의든 타의든 모두가 치유될 수 있다. 명절의 첫 시작, 주말을 보내고 고작 이틀동안 일했을 뿐인데 오후 한시반쯤 그것도 친구의 전화벨소리에 잠에서 깼다. 몇 시간 동안 붙잡고 있던 전화통. 전화를 끊고 무심코 보던 현재 상영작 중 유독 눈길을 잡았던 영화. 웰컴, 삼바 영화 제목이 귀여워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니면 여주인공의 빼어난 미모가 관심을 가지게 했을지도 가까운 영화관을 찾아 예매를 하고 대충 세안 후 집을 나서려는데 집 앞 현관에서 막 들어오시는 어머니와 마주쳤다. 손에 들고 계신 수 많은 식자재를 보며 명절인데 어머니를 도와드렸어야 했나, 라는 생각에 죄스러운 마음으로 영화관을 향해 발걸음을 디뎠다. 빨리 영화만 보고 집에 들어가서 전 부쳐야겠다는 생각. 명절은 명절이구나. 기름냄새와 지글.. 더보기
키 크는 꿈 특정 꿈을 자주 꾸던 때가 있었다. 초등학교 저학년때까지 외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그 당시 유난히도 자주 꾸는 꿈이 있었는데, 높은 곳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꿈이었다. 꿈 속에서 나는 외할머니의 손을 잡고 거친 땅을 달렸다. 깎아지를 듯한 절벽에서 할머니의 손을 잡고 뛰어내렸다. 세네번을 연달아 뛰어내리고 나면 깜짝 놀라며 잠에서 깨곤 했다. 뛰어내릴 때의 가슴 시린 아찔한 느낌을 기억한 채로. 꿈에서 깨어 외할머니한테 달려가 '할머니 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을 꿨어' 라고 말하면 '우리 강아지 그건 키 크는 꿈이야' 라고 답해주곤 하셨다. 어찌보면 그 말이 듣고 싶었던 어린 마음에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꿈을 자주 꾸고 싶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초등학교 때까지 내 별명은 땅콩이었다. 키가 많이 작았.. 더보기
부재중전화 1통 K, 부재중 전화 1통 샤워 후 물기를 닦고 나와 침대 한 켠에 걸터앉으며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무심하게 새겨져 있는 그의 이름과 부재중 전화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새삼 사람 일이란 참으로 얄궂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새벽 고열로 잠을 뒤척이며 그의 연락을 간절히 기다릴 때 그는 왜 나를 찾지 않았을까. 따듯한 말 한마디를 기다렸던 어제와 이제는 개운해져 버린 내 몸이 어제의 나와는 달리 그를 원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께서는 자주 말씀하셨다. 좋은 때는 뭘 해도 다 좋다고 진정으로 힘들 때 나오는 모습이 사람들의 진면목이라고. 어머니의 말씀과 현재의 감정이 뒤척이며 무언가 텅 빈 느낌이 밀려온다. 이런 결과는 원치 않았었는데 사람의 감정이란 참으로 잔인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