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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서로를 용서하기를 바라보며 그들이 서로를 조금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 보기를 왜 등을 돌려버리느냐에 서운한 마음을 가졌었다. 아직 내 자라지 못한 머리는 깨닫지 못한 채, 내 안에 있는 옹졸한 나를 불현듯 알아채기 전까지 놀랍게도 어떤 '깨달음'의 순간이 존재하는 것인지 무색해져버린 나의 배려가, 나의 걱정이 참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난 후 진정으로 내 자신을 보는 계기 그것이 내게 왔다. 미처 용서하지 못했던 사람, 미웠던 그 사람에게 미안한 감정이 솟아 오르는 이유 몇달 전 잘잘못은 중요한게 아니라고 말한 내 자신이 순식간에 초라해지며, 나는 참 책임지지 못할 말을 내 뱉었구나,라고 자책하며 그 사람의 한마디로 얼어붙었던 내 마음이 서서히 녹아버린 까닭은 잔인하리만큼 독을 품고 있었던 내 .. 더보기
피아노 십년 가까이 피아노를 쳤었다. 레슨이 끝나면, 선생님이 주신 과제는 언제나 늘 산더미였다. 그때는 왜 그랬었는지 피아노 연습이 너무나 싫어서 항상 뒤로 미루어 놓기 일쑤였다. 다른 숙제는 꼬박꼬박 해내더라도 피아노는 '나중에 해야지',라며 어릴 때 부터 체구가 무척이나 작았던 편이라 고사리 같은 손으로 건반을 누르는 건 항상 힘에 부쳤고 책을 한 권씩 뗄 때마다 만족감을 느끼기는 커녕 더욱 많아질 과제량에 짜증이 삐죽삐죽 솟아올랐었다. 나보다 서너배는 커보이던 피아노 선생님이 오실 시간이면 이삼십분 가량 연습하다 과제노트에 대강 다 했다는 동그라미를 마구 그려넣곤 했다. '유혜영 연습도 다 안 하고 방금 동그라미만 다 쳤대요!' 언니의 고자질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은 날 항상 믿어주시며 빙글 웃음과 함께 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