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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tEr & SweeT

부재중전화 1통

 

 

 

 

K, 부재중 전화 1

 

샤워 후 물기를 닦고 나와 침대 한 켠에 걸터앉으며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무심하게 새겨져 있는 그의 이름과 부재중 전화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새삼 사람 일이란 참으로 얄궂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새벽 고열로 잠을 뒤척이며 그의 연락을 간절히 기다릴 때 그는 왜 나를 찾지 않았을까. 따듯한 말 한마디를 기다렸던 어제와 이제는 개운해져 버린 내 몸이 어제의 나와는 달리 그를 원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께서는 자주 말씀하셨다. 좋은 때는 뭘 해도 다 좋다고 진정으로 힘들 때 나오는 모습이 사람들의 진면목이라고. 어머니의 말씀과 현재의 감정이 뒤척이며 무언가 텅 빈 느낌이 밀려온다. 이런 결과는 원치 않았었는데 사람의 감정이란 참으로 잔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