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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tEr & SweeT

무제



Love Poem for No One in Particular

Let me touch you with my words.
For my hands, Lie limp as empty gloves.
Let my words stroke you hair,
Slide down your back and tickle your belly.
For my hands, Light and free-flying as bricks,
Ignor my wishes and stubbornly refuse to carry out my quietest desires.
Let my words enter your mind.
Bearing torches, Admit them willingly into your being.
So they may caress you gently within,
within

영화 session 중 나오는 love poem.
주인공의 진심이 담겨있는 아름다운 시. 그래서 이따금씩 생각나는 글이다.

제작년쯤 씨네큐브에서 세션을 본 후, 참 많이도 감동받았고 참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마음껏 사랑할 수 있고 마음껏 표현할 수 있고 그만큼 실망할 수도 있고 그만큼 아플 수 있다는 것에.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의 상태가 우스워질 때면 공허한 마음도 치열한 열망도 한낱 부질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기껏해야 대단한 것도 아닌 감정의 형태들의 집합이 한 가운데 밀집했다가 쿵 소리를 내며 우르르 떨어져 나간다.

조금은 특별했을지도 모를, 좀 더 특별해지고 싶었던, 완벽히 특별해지기를 바랐던 너무 컸던 그 감정의 덩어리가 조각나다 못해 빈틈없이 모조리 바스라졌다.

몇 년이 지난 글을 지금와 다시 읽어도 그 때의 추억이 생경하다. 열렬히 사랑했던 기억이 순간의 모습으로 남아 말소리 하나하나 작은 움직임까지 되돌린다.

옛 사랑.

반짝 찾아온 그 사랑이 잠시 돌아왔다가 손사래를 치며 달려간다. 그 때 난 뭐라 그랬었나. 이젠 다 지우자며 더 이상 노력하기 싫다고 하지 않았었나.
바보같이 혼자 끝난 줄도 모르고 있었다. 손만 뻗으면 언제나 그렇 듯 따스히 안아줄 줄 알았다. 헛된 망상과 상상 나부랭이들이 다 나만의 허상이 아니려니 싶었다.
그것또한 역시 착각이고 허상이었다는 것이 밝혀지기 까지는 또 오랜 시간이 걸린다.

나도 모르게 다시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면 지난 아픔과의 기억에 또 그새 무뎌져 있는 나를 만난다. 그럼에도 사랑은 언제나 계속되고 다른 새로운 만남에 기쁘고 어느 부분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자신의 상처난 자리를 알리며 나를 아프게 만들기도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있다가도 지난 기억이 날카롭게 재발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애꿎은 감정을 또 만지작만지작 거린다.

끝이 난 것 같은 아직 진행중인 것 같은 이 묘한 감정의 대치는 좀처럼 받아들이기 힘들다. 내 속엔 끝을 향해 가고 있는 한 아이와 이미 길의 끝에서 꽁지발을 하고 울며 앙탈부리는 한 아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