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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tEr & SweeT

어른이 되는 과정




왜 가끔씩은 부모님의 물음에 시덥잖게 대꾸해놓고 말을 내뱉음과 동시에 후회할 때가 있지 않나. 무슨 대단한 일을 한다고 얼마나 중요한 용무가 있다고 그렇게 밖에 하지 못 했어야 하냐고.

정신나간 듯이 일을 하는 월요일을 가까스로 보내고 화수목요일이 지나 그럭저럭 견딜만한 금요일을 보내고 주말이 오고 나면, 소파에 착 달라붙어서 뺑뺑이 안경을 쓴 채로 난 그냥 멍하니 텔레비전만 바라보고 있다. 왼손 끝으로 생각없이 만지작대고 있는 내 옆에 누워있는 책의 모서리가 뭉퉁해질만큼 마음도 너저분하게 흐물댄다. 그냥 움직이기도 싫고 모든게 귀찮고 멍청해지고 싶은 주말의 오후가 내겐 그리도 소중했던 거다. 이것저것 궁금해하시는 부모님의 질문이 귀찮아 질만큼.

그러지 말자, 하면서도 또 그러고 만다.
그런 철 없는 딸을 또 그렇게 안아주시는 부모님의 마음이란 참으로 신기하다.

엄마아빠 지금부턴 더 잘할게요. 이렇게 철 없는 딸은 언제쯤 철이 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