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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tEr & SweeT

욕심 부리게 되는 곳_ 광화문 퓨어아레나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 맞은 편 골목길을 조심조심 걸어가다 보면 '퓨어아레나'라는 레스토랑이 있다. 한 5년 전인가, 친구가 맛집을 소개해주겠다며 무작정 날 이끌고 갔던 곳. 친구의 손을 잡고 뭐 이리 머냐며 투덜대며 따라갔던 그 곳의 첫 인상은 어마어마 했다. 현대적인데 아기자기 하다니! 감성이 저절로 폭발하는 내가 좋아하는 독특한 테이블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고 한 쪽 벽면엔 온통 책들이 가득했다. 그것도 무척이나 센스넘치는 배치로. 그리고 반대편 벽면은 빔 프로젝터가 내려와 있었고 흑백영화가 상영중이었다. 그리고 아직도 그대로다. 그 곳은 여전히.

좋다며 입을 헤벌리고 두리번대는 나를 웃기다며 쳐다보던 친구는 메뉴나 고르라며 메뉴판을 살짝 밀었다.
그 날 먹었던 음식이 생각나서 일 년 뒤 그 집을 다시 찾았다. 그 메뉴는 더 이상 팔지 않는다는 날벼락같은 소릴 듣고 이제 더 이상 올 이유가 없다며 안 가야지, 하면서도 씨네큐브를 가거나 그냥 조금 걷고 싶은 날이 생기면 저절로 발걸음이 향하는 곳.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지만, 사람들이 많이는 가지 않았으면 좋겠는 그 곳. 욕심스럽게도 나만 알았으면 좋겠는 그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