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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tEr & SweeT

기억의 흔적

 

 

 

 

단순하게도 잠을 자고 나면 모든게 괜찮아 지겠지, 라고 멍청하게 생각했다.

 

어제 새벽 고열로 잠을 설치며 당장 내일 있을 업무 스트레스까지 겹쳐 정신이 혼미했었다. 목이 타는듯 뜨거워 분명 매분마다 잠에서 깨곤했다. 휴대폰 시계를 보고 안심하며 다시 잠을 청하기를 수십번. 몸을 일으켜 왼쪽으로 돌아눕는 순간 왜 또 그 기억이 저 아래에서부터, 왜 지금 또 올라왔던걸까. 사라지지 않는, 아니 처음부터 가버릴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그 단단한 기억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

 

그때도 이런 아픔이었다고
마치 전에 느꼈던 그 아픔과 흡사했다고

 

이 비슷한 아픔이 또 다시 나를 향해 걸어오면 대체 뭘 어찌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얼마나 아픈지, 얼마나 더 이 시간을 반복해야 하는지. 누가 알기라도 하면 내게 답을 말해줬으면 좋겠다. 기다리다, 계속 기다리다 그냥 이 상태로 남게되는 것일까. 이런 바보같은 현실을 이어간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아픔인지 아는가. 그만 그리워하고 그만 사랑할 수 있다면 이 정도 고열로 아파하는 것 쯤은 아무런 문제도 아니다.

 

괴짜같은 병이 다시 도진것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내게 세상 모든 언어는 소통불가능이며 게다가 나는 지금 정상이 아니다.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 그리고 도저히 누워있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