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위통이란 걸 처음 겪어본 후에 난 이 조이는 듯한 통증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수면 중 어떠한 아픔으로 인해서 잠을 깬적이 없었는데 그저께 갑자기 위통증에 새벽에 깨서는 먹었던 것을 그대로 게워내고 배를 쥐어잡고 다시 잠이 들었다. 미어터지는 인파 속에서 2호선 지하철을 타고 출근 중 느껴졌던 어지럼증은 평소에 느끼던 그 어지러움이었던 걸까. 그 날 하루종일 조심했어야 했는데.. 점심에 동료들을 모두 다 끌고 죽집에 가서 맛있는 죽들을 뒤로 하고 쓸쓸히 야채죽을 주문하여 민감한 속을 달래주었건만 연말연시에 이어지는 각종 약속을 피할 수는 없는지라 저녁으로 또 자극적인 음식을 먹어서 내 위를 다시 성나게 만들었다. 다음 날 시작된 새로운 나의 위통은 하루종일 날 조물조물 괴롭히고 통증 자동반사의 신음소리를 달고 일했다. 이러다가 위 내시경까지 하는 지경이 이른다면.. 안된다 아니된다.
오늘부터 난 위보호에 들어가기로 했다. 아침에 팀장님이 건네 준 수제쿠키가 내 손 위에 있지만 그래 이건 오늘 먹을 것이 못된다. 달콤하고 사랑스런 쿠키지만 오늘은 피해야겠다. 그래.. 오늘만 피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