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 SweeT

7시 59분

lizyoo 2014. 10. 14. 23:16



몇 년전부터 그토록 노래를 불렀던 수영. 오늘 드디어 수강등록을 하고 처음으로 강습을 받았다.
물에 들어가기 전 화장을 지우고 샤워를 하고 수영복을 다 입었는데도 수영장 문을 못 열겠더라. 발이 떨어지지 않아서, 그 문을 밀어낼 용기가 없어서. 가까스로 문을 열고 수영장 안을 들여다봤는데, 어색한 공기에 그만 또 문을 닫아 버렸다. 한참을 동동거리다 8시를 1분 남기고서야 겨우 문을 연다.

물에 고개를 박고 숨을 내뱉고, 버둥버둥 거리면서 호흡이 안 되는데도 한사코 또 들어간다. 코와 입으로 락스물이 세어 들어가 괴로워 죽겠으면서도 다시 또 들어간다. 그래도 조금씩 희망은 보이니까.

사람일이 다 이렇진 않겠지만, 그렇게 소원하던 일을 하나 마치고 나니 숨통이 트인다. 돌아보면 나는 참 잘 잊고 잘 살아간다. 힘들었던 기억도 거지같은 추억도 그 장소와 그 길과 그 향기도 다 쉽게 잊는다. 쉽게 그것이 왔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