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 SweeT
떠나보내기
lizyoo
2013. 7. 28. 12:07
돌아보면 아쉬운 이야기거리만 줄지어 서있다.
사람을 떠나보내야 할 때에 꼭 보내야만 할 때에 느껴지는 씁쓸한 감정은 이제 자주 볼 수 없다는 아쉬움에 뿌리내린 기분 탓일지도 모른다. 안녕히 가시라는 그 말이, 또 뵙겠습니다라는 그 말이 가슴을 콕콕 찔러댄다.
일년에 몇 번, 손가락으로 쉽게 세어질 횟수만큼 시골에 내려간다. 한걸음에 달려가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손을 꼬옥 잡아드리며 이야기를 나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거실에 나란히 앉아 그동안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보여드리고, 시골식혜를 마시며 함께 텔레비전을 보거나 가져온 책을 읽거나 한다. 곧 시골 작은어머니께서 해주시는 고소한 밥 냄새가 거실에 진동하고 좋아하는 맑은국이 보글대며 끓어가고 달그락달그락 상차리는 켱쾌한 소리가 들린다.
재잘대는 내 목소리가 공간을 가득 메우고 내 목소리가 잦아들때쯤, 다시 집으로 올라갈 시간이 올때쯤에 내색은 안 하시지만 항상 할머니의 표정은 아쉬움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안녕히 계세요 할머니, 또 올게요.'
언제가 될지 모르는 내 약속에 언제나 할머니는 활짝 웃으시며 손을 다시 잡으셨다. 오늘 내가 사람을 떠나보내며 느꼈던 것 처럼 그때의 내 말이, 할머니의 가슴을 콕콕 아프게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