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 SweeT
빙빙 돌고도는 그 생각
lizyoo
2013. 5. 13. 23:25
적막한 방 안
오전 1:00 를 나타내는 컴퓨터 시계
일찍 잠들어버리면 왠지 모르게 아쉬워지는 금요일 밤의 여유를 한 껏 느끼고 있다.
오늘은 업무를 빨리 마치고 결혼하는 친구를 만나러 명동에 갔다.
친구가 웃으며 전해준 하얀 청첩장에는 깨알같은 글씨가 적혀있다.
'혜영아 오빠 결혼한다!
함께 해줄거지?'
그 글씨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첫 줄 끝에 있는 느낌표에 수많은 생각과 고민들이 담겨 있을거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결혼이라는 것.
언젠가는 하긴 해야할 텐데 말이다.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과 결혼준비를 하고, 결혼식을 올리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과 결심과 흔들림과 어려움이 난무할지 모르겠다. 그 수많은 생각들이 얽히고 설키고 서로 엉겨붙었다 떨어졌다를 수백만번 쯤 하게 되면 결혼식이라는 단어는 어느새 코 앞에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과 평생을 같이 한다는 것.
손을 마주잡고 평생 같은 곳을 향해 걸어야한다는 것이 결고 쉬운 일이 아닐텐데 말이다.
사람들은 그 어려운 길을 누군가와 함께 걷고자 한다. 누군가와 함께 보폭을 맞추고 그 누군가와 함께 어깨를 스치며 걸으려 한다. 둘이 걸어가는 것 보다 방해받지 않고 편히 혼자 걸어가는 방법도 있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함께, 또 같이'를 택한다.
조용한 소음속에서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를 빙빙 돌려대고 있다.
내 방 안이 적막한건지 내 머리속이 적막한건지 잘 모르겠다.